루니
Saturday, March 24th, 2007나에게 반갑게 인사했던 아이의 이름은 루니입니다.
물론 진짜이름은 따로있겠지만, 스포츠센터에서는 그냥 ‘루니’로 불립니다.
아마도 축구선수 루니를 닮았다하여 누군가 루니라고 별명을 지어준 듯한데,
언제부턴가 모두들 루니라고 부르고 녀석도 싫지는 않은지 루니라고부르면 샐쭉 웃습니다.
루니는 스물 몇살의 청년인데.
겉보기에는 그보다 여남은살 적어보이고,
이야기를해보면 거기서 다시 몇살 더 어리게 느껴져 마치 아이같습니다.
루니는 아버지가 무슨 의사라던가-아니 무슨 사장이라던가 암튼 부자집아들이라는데,
저도 몇번 길에서 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고 걷고있는 모습을 본 일이 있습니다.
루니는 스포츠클럽을 이용하시는 아저씨들에게 인기인데,
서로들 대면대면하게 인사하고 지내는 많은 ‘어른’들이 루니와는 목욕탕에서 어린이들처럼 물장난을 치곤합니다.
루니는 금요일이면 일요일을 손꼽아기다리며 좋아하는데,
주일에 교회에가서 여자친구를 만난다고 하네요.
루니는 제게 처음 그랬던것 처럼 많은 이들에게 스스럼없이 인사합니다.
제 동생이 요며칠 나오지 않았을 때 왜 동생은 요새 안나오냐고 제게 묻기에,
왜 ‘보고싶어?’ 물으니 ‘예 보고싶어요’라고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루니는 우리들 기준에 소위 좀 ‘모자른’ 친구입니다.
누가 진짜 모자른건지 가끔 제 자신에게 반문하게 만드는,
소위 좀 ‘모자른’ 친구입니다.